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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기발하거나 야무지거나…광고에 영감을 불어넣는 `뮤즈`
기사입력 2018.05.11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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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음식 쌀국수를 `우리 민족`으로 표현한 배달의민족 광고화면 캡처. 배달의민족의 위트와 유머 등 브랜드 성격이 광고에 영향을 미쳤다. 배달의민족은 매년 신춘문예를 열어 기발한 문구를 선정한다. [사진 제공 = 배달의민족]
예술가들에겐 `뮤즈`가 있다. 뮤즈는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사전적 의미는 미술, 음악, 문학의 여신이다. 후에 역사, 철학, 천문학 등 다양한 지적 활동을 맡은 여신이라고 한다. 시인, 무용가, 음악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실제 역사적인 예술가들에겐 영감을 발현케 한 뮤즈가 많았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에겐 아내 갈라가 절대적이었고,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에겐 잔 에뷔테른이 있었다. 반 고흐에겐 절대적 지지를 보내 준 동생 테오가 있었다. 구스타프 클림트에겐 에밀리 플뢰게가 있었다. 뮤즈들은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영감을 떠올려 위대한 작품을 낳게 하는 매개 역할을 했다.

알레르망의 광고화면 캡처. 제품의 특성이 광고에 영향을 미쳤다. 가벼워진 특성을 공기 속에서 유영하듯 표현했다. [사진 제공 = 알레르망]
뮤즈는 예술가의 영역을 벗어나 광의적으로 표현한다면 `동반자`가 아닐까. 뛰어난 색감과 독창적 연출로 주목받는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은 배우 빌 머레이를 주인공으로 놓고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나갈 주인공으로 머레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늘 따뜻한 이야기로 주목받는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작품엔 배우 배종옥이 자주 등장한다. 독창적인 영화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팀 버턴 감독에겐 전 애인이자 뮤즈인 헬레나 본햄카터가 있다. 내 얘기, 내 생각을 잘 풀어줄 수 있는 사람 혹은 나에게 풀어갈 이야기의 단초를 제공해 주는 존재. 여러 가지 이유로 그들은 서로 동반자 관계를 이어왔을 것이다.

광고계는 광고주와 대행사가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 마케팅 전략이 주효해 광고주 매출이 오르거나 기대했던 반응이 나오면 광고주 다음으로 기뻐할 존재가 대행사다. 브랜드의 강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공유하고 주요 전략을 함께 짠다.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가면서 소비자와 관계를 만든다. 하지만 광고주의 계약을 따내기 위한 대행사 간 경쟁이 심화되는 요즘, 오랜 기간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경쟁이 주는 장점도 있지만, 오랜 관계를 이어온 광고주와 대행사만이 만들어 내는 전략과 시너지는 짧은 기간에 만들 수 없을 때도 많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매우 창의적 광고주다. 치킨 소믈리에 대회를 열어 맛만 보고 어떤 브랜드의 치킨인지 알아맞히는 대회를 연다든지, 매년 신춘문예를 열어 `박수칠 때 떠놔라-회` `치킨 식히신 분-혼나야지`와 같은 기발한 문구들을 수상 작품으로 선정해 `재미`를 공유한다. 늘 위트와 유머를 갖춘 개성은 광고를 만들 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14년 HS애드가 제작해 대중적 인기를 끈 광고는 배달의민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류승룡을 주인공으로 장면 장면이 잘 만들어진 영화처럼 연출된 광고는 여러 사람에게 회자됐다. 인지도뿐 아니라 호감도를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기능성 침구`라는 다소 낯선 시장에 뛰어들어 지금은 독보적 1위가 된 이덕아이앤씨의 브랜드 알레르망도 비슷한 사례다. 2014년부터 HS애드와 함께 브랜딩을 해온 알레르망은 프리미엄 침구 브랜드 이미지를 차곡차곡 신뢰감 있게 쌓아왔다. `피부 숙면`이라는 기능성 침구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광고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고급 구스 제품과 혼수 제품으로 전달했다. 꾸준히 쌓인 인지도는 호감도로 이어져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침구를 선택할 때 촉감과 소재 외엔 크게 따지지 않던 소비자에게 기능성 침구를 알리는 데도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배달의민족과 알레르망은 다른 듯 같다. 배달의민족의 유머와 넘치는 개성은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뮤즈가 됐다. 광고주가 가진 개성이 광고에도 반영돼 광고 자체가 재미있는 콘텐츠가 된 것이다. 알레르망은 제품력이 뮤즈가 됐다. 제품의 특성만으로도 차별화될 수 있다는 점은 늘 `제품을 어떻게 주인공이 되게 할지` 고민하게 하는 출발이 된다. 침구 브랜드라고 해서 모델이 단순하게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드레스처럼 드라마틱하게 휘날리기도 하고, 신부의 베일처럼 순백의 아름다움을 전하기도 한다. 서비스를 파는 배달의민족은 브랜드 성격이 가장 큰 뮤즈가 되고, 제품력을 파는 알레르망은 제품의 핵심 특성이 뮤즈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품을 만든 예술가들을 뮤즈로 삼는다. 그들이 만든 작품을 보거나 읽거나 감상하면서 그들이 표현하려고 했던 영감을 똑같이 느껴보고자 한다. 주로 바다를 시로 짓는 시인 이생진은 "섬은 내게 시를 쓰게 한다. 섬에 가면 모두 시를 읊어준다. 섬 자체가 시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바다를 누구보다 아름답게 시로 짓는 시인에겐 섬이 뮤즈라 한다. "저 세상에 가서도 바다에 가자. 바다가 없으면 이 세상 다시 오자"고 읊는 시는 바다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간결하면서도 깊게 보여준다.
그렇게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은 시는 우리에게 새로운 바다를 보게 하는 뮤즈다.

책 한 권 읽고, 음악 한 곡 듣는 것도 엄청난 뮤즈를 만나고 동반자를 만나는 방법이다. 사소한 일상부터 큰 프로젝트까지 뮤즈가 아닌 것 없고, 동반자 아닌 것이 없다.

[신숙자 HS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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