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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기업 세습경영의 明과 暗
기사입력 2018.05.11 0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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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세습 경영 논란이 다시금 뜨겁다. 경영권 승계가 3·4세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예견된 사달이다. 물론 훌륭한 후계자도 존재하지만 경영능력 검증 없이 단지 `금수저`라서 그 자리를 꿰찬 경우가 다수다.

오너가 경영을 하면 정말 기업 성과가 나빠질까.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의 빌라롱가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의 아밋 교수는 가족기업의 경영 성과를 측정했다. 연구에서 가족기업은 창업주 가족이 경영자나 이사회 의장,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했다.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을 창업주, 후계자, 전문경영인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CEO나 이사회 의장 모두 창업주가 맡은 경우 기업 성과가 가장 좋았다. 그다음은 전문경영인이고 후계자는 꼴찌였다.

CEO와 이사회 의장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에도 창업주가 CEO 겸 이사회 의장일 때 성과가 가장 높았다. 반면 CEO는 후계자, 이사회 의장은 창업주가 맡았던 조합이 가장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후계자가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도 비슷했다. 특히 후계자가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 기업가치 자체를 훼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습경영이 위험한 이유이다. 3·4세 경영을 재고해야 하는 논거다.

심지어 후계자가 CEO가 되는 경우 임명 전후 주가가 3.2%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후계자가 젊으면 주가 하락 폭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임명 이듬해 영업이익률은 통계적으로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후계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은 `사회적책임성과(CSP)`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주는 `사회정서적 부(SEW)`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반면 후계자는 사회정서적 부보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한다.

그렇다면 후계자 경영이 부진한 이유는 경영 능력의 부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후계자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최적자가 아닌 창업주의 아들·딸이기 때문에 CEO로 선택된 것이다. 투자업계 거물 워런 버핏은 "2020년 올림픽 선수를 2000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자녀 중 나이 많은 순으로 선발하는 셈"이라며 경영권 승계를 비꼬기도 한다.

경영 실적이 부진한 보다 근본적 이유는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지는 경우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 상충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주주들은 소액주주의 비용으로 사적이익을 추구하기도 한다. 특히 대주주들은 소유권을 초과하는 지배권 행사를 통해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챙긴다. 복수 의결권, 피라미드 소유 구조, 순환출자 구조 등은 지배권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후계자들은 사적 이익 추구 경향이 더 강하다. 그들은 사적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이 아닌 차선의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이는 소액주주들의 이익 감소와 기업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세습 경영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너가 경영하면 경영자와 주주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통적 의미의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 또 장기 투자가 가능해 성과위주의 근시안적 경영에 따른 폐해도 없앨 수 있다. 부채조달 비용도 낮추고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낮아 불필요한 가치 하락도 방지할 수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세습 경영이 기업가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후계자가 이사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 기업가치와 영업성과는 오히려 높게 나타난다. 심지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후계자 경영 기업이 비가족기업에 비해 더 좋은 경영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핵심은 기업의 지배구조에 있다. 후계자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사회의 완전한 독립을 통해 대주주와 힘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유 시스템을 통해 대주주의 사적이익 편취 행위를 감시해야 한다. 연기금이나 펀드들의 올바른 의결권 행사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및 의결권 자문기관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통해 소유한 만큼만 지배권을 행사하게 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후계자 경영 기업이 우수한 경영 성과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기업은 오너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이 잘못되면 대주주뿐 아니라 근로자, 하도급업체, 채권자, 소액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받게 된다. 후계자 경영이 피할 수 없는 선택지라면 그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보존할 수 있게 적절한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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