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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예술인 듯 광고인 듯…`아트버타이징` 진화는 계속된다
기사입력 2018.04.13 0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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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비디오 아티스트 마테오 아콘디스와 협엽한 SK이노베이션의 광고 캡처 화면. 전 세계 1800여 장의 위성 사진을 붙인 뒤 빠르게 재생하는 하이퍼랩스 아트 방식을 채용했다. 왼쪽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모습.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서 고효율 전기차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오클라호마 광구.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기존의 광고 형식으로 소비자를 설득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광고인들에게는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것 아닐까. 제품·서비스 광고부터 공익광고까지 `광고`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소비자들은 심리적 거리감을 두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높다. 더 많은 광고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탈바꿈하는 지금, 예술을 상업광고에 접목한 일명 `아트버타이징(Art+advertising)`이 다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예술을 활용한 최초의 광고는 19세기 초 영국 화가 존 밀레이의 회화 `아이의 세계`가 그대로 사용된 `피어스(Pears)` 비누 광고다. 이후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을 활용한 `캄파리(Campari)` 광고, 역시 프랑스 화가 에드가르 드가의 작품을 활용한 `세인트 레지스 호텔(St. Regis Hotel)` 등 순수미술을 그대로 활용한 예술광고들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e Vodka)`가 앤디 워홀 같은 당대 최고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며 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유명 전자제품, 아파트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명화를 광고에 활용하기도 했다.

초기 컬래버레이션은 이처럼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비재 브랜드들이 예술작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소비자들의 감성적 만족을 이끌어내는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아트버타이징은 기업PR 광고에서부터 공익광고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예술광고 2.0` 시대를 열고 있다. 과장하지 않은 실체 그대로의 메시지를 화려한 예술을 통해 풀어내는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소비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는 시도다.

2015년 보건복지부의 금연 캠페인에는 국립발레단원들이 출연해 흡연으로 고통받는 폐와 뇌를 현대무용으로 표현했다. 금연 광고에서 손상된 장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은 자칫 흡연자가 광고 자체를 회피하게 만드는 등 부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는데, 예술 공연의 표현 방식을 빌려 시청자들의 광고 수용도를 높이고 금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었다.

글로벌 에너지화학 기업인 SK이노베이션 또한 2016년부터 펜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씨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혁신의 큰 그림(Big Picture of Innovation)`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광고 영상들을 살펴보면 일반 소비자들이 낯설고 무겁게 받아들이기 쉬운 에너지화학업의 가치를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협업한 아티스트와 예술기법 속에 숨은 의도가 흥미롭다. 첫 번째 기업PR 캠페인에서는 `글로벌 에너지화학의 큰 그림을 그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가로 5m, 세로 2m의 대형 캔버스에 전 세계에서 활약 중인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영역을 `펜드로잉` 기법으로 그려냈다. 이듬해에는, 기름과 물을 활용하는 터키 전통예술 `에브루`에 에너지화학업의 속성을 빗대 표현했다. 물 위에서 형형색색의 기름이 만들어내는 장면을 초고화질 카메라로 촬영해 소비자들이 예술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온전히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진 3차 캠페인에서는 소리 에너지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사이매틱스 아트`를 통해 기름, 분자구조, 윤활유 등 원료들이 신나는 전자음악(EDM)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성장하고 도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국내 신진 아티스트 그룹과 협업했다.

최근 시작한 캠페인에서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에너지화학 기업의 실체를 가장 규모감 있고, 역동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하이퍼랩스 아트`를 선택했다. 하이퍼랩스란 고정된 물체나 장소를 촬영한 사진들을 연속으로 이어 붙인 뒤 빠른 속도로 재생해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특수 영상기법이다.

유튜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비디오 아티스트 마테오 아콘디스와 협업해 1800여 장의 위성사진 스크린샷을 이어 역동적이고 독창적인 영상미를 구현했다. 전기차의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 시작해 중국의 화학단지, 미국의 오클라호마 광구, 고성능 윤활유가 필요한 혹한의 러시아까지 지구 반 바퀴에 달하는 약 2만2000㎞의 거리를 여행하며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화학을 선도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구글어스`를 광고 영상에 활용했다는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시도 자체가 화제가 되는 동시에 예술가들을 경제적으로 후원하는 의미까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다양한 아트버타이징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단, 이러한 시도가 기업과 아티스트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캠페인의 목적 혹은 브랜드와의 적합성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설득 메시지로 소비자를 피로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예술기법에 메시지를 담아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말이다.

[박승규 대홍기획 어카운트솔루션10팀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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