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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공을 가로채는 중간관리자, 작은 감사의 말로 예방하라
기사입력 2017.10.13 0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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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나의 상사가 나의 공을 가로채고 있다`는 불만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로채기와 관련된 불만족 요인은 상당수 조직에서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며 궁극적으로 이직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매우 좋지 않은 현상이다. 이른바 공을 가로채는 중간 관리자들 말이다. 실제로 본 칼럼에서도 필자가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역할이 중차대함에도 불구하고 중간 관리자는 가장 복지부동의 경향이 강할 뿐만 아니라 불안에 민감하며 공을 가로채려는 경향도 많다. 한마디로 리더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까움을 넘어 골치가 아픈 문제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이 중간 관리자들의 잘못에만 기인하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성공적인 결과나 좋은 성과에 대해 리더가 좀 더 지혜로운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 저자로도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는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 교수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 최종 결과물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합심해 더 많은 관여를 했다고 생각할수록 그는 결과물의 질을 더 높게 평가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협동`해서 결과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더 그런 평가를 높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최종 제품(새로운 손목시계용 광고)을 개발하는 데 부하 직원들과 협동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그 광고를 50% 더 좋게 평가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최종 광고를 봤는데도 말이다. 그 과정은 이렇다. 자기 자신이 많은 참여를 했다고 생각한 관리자는 당연히 부하 직원들에게 많이 관여한 것으로 스스로를 판단한다. 그래서 자신의 노력과 부하들의 노력이 심리적으로 결합돼 그만큼 비례해서 광고의 질에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바로 이 점이 광고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태도로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치알디니 교수는 훨씬 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관리자가 프로젝트 성공 이유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기가 관리하는 부하들의 능력에도 많은 공을 돌리는 경향이 증가하더라는 것이다. 이 놀라운 패턴을 보면서 치알디니 교수는 자신과 자신의 연구진이 지금까지 확보한 수많은 기업들의 실제 데이터를 재검토해봤다. 결과는 매한가지였다. 어떻게 작업의 진전에 더 많이 참여했다고 생각한 감독자가 그 성공적인 최종 결과물에 다른 구성원들도 높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 기여도의 총합은 100%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다른 사람 기여도를 낮추지 않고 오히려 높이는 걸까? 협동했다는 생각이 정체성의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이 느끼는 기여도만큼 다른 부하들 역시 마찬가지로 기여했을 것이라는 긍정적 관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리더라면 좋은 결과를 목전에 두고 얼핏 무관해 보이는 주변부 사람들, 특히 중간 관리자들에게 `당신은 뭐했어?`라는 말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도 이 말은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는 매우 우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관계 속의 지원에 의해 복합적으로 가능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창의적이거나 혁신적인 결과들은 더더욱 그런 과정을 거치는 사례가 많다. 그러니 별로 역할이 없어 보이는 중간 리더에게 이렇게 한마디 해주는 지혜를 잊지 마시라. `이렇게 좋은 결과를 부하들로 하여금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지원을 해줘서 고맙다`라고 말이다. 그 말 한마디로 그 중간 관리자가 부하들의 공을 가로채는 얌체 짓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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