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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점점 빨라지는 고령화시대…`어르신들 지혜`로 혁신하라
닛산·포드 등 글로벌 기업 고령층 불편함 설계에 반영…자동주차시스템 등 혁신
몬산토·피앤지·보잉 은퇴 전문가들 인력풀 구축…필요할때 신속 고용 가능
기사입력 2017.10.13 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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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령 인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가 사회와 기업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십 년은 더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60세 전후에 은퇴해 노후 생활을 즐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노인빈곤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일 만큼 고령층의 자산구조와 은퇴 소득이 빈약해 고령자들 역시 좀 더 오랫동안 일하기를 바란다. 또 65세 인구 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서 14% 이상인 고령 사회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7년으로 미국(73년)과 일본(24년) 등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수배 빠름에도 불구하고 개인 인식과 사회적 합의, 기업 조직 차원에서 고령 인력 활용을 위한 준비는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기업의 연공 및 직급 중심의 인사관리 시스템과 조직 문화가 고령 인력의 유연하고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막고 있다. 기업은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채 그저 고령 인력들이 높은 직급으로 오르면서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과 고령 인력의 업무 능력 저하로 인한 생산성 감소, 그리고 이로 인한 조직 활력 저하 등에 대한 걱정으로 한숨만 쉬고 있다. 지금이라도 개별 직무나 특정 역할의 가치 그리고 사업 환경과 조직 맥락을 고려한 전면적인 제고와 변화가 절실하다.

기업 내 고령 인력 활용은 이들의 업무 능력과 일할 의지에 따라 세 가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이에 따른 다양한 방식의 고령 인력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고령 인력의 업무 역량이 우수하고 근로 의지도 높은 경우다. 노화에 따른 신체 및 인지 능력의 저하, 신기술 출현이나 급격한 시장 변화 등은 불가피하게 고령 인력의 업무 능력 감소를 초래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수행해 온 업무의 경우에는 오히려 해당 업무에서의 숙련과 노하우뿐 아니라 정서적 원숙함, 인적 네트워크 등의 장점을 활용해 기업 생산성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높은 수준의 품질 보증이 필요한 고부가 가치 차량 제조에 숙련된 고령 인력들을 활용하고 있는 독일의 자동차기업 `메르세데스 벤츠`가 좋은 예다. 벤츠는 이와 함께 "자동차는 이제 가솔린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움직인다"고 표현될 정도로 중요해진 전장 관련 소프트웨어 부문에는 최신 기술에 능한 젊은 인력들을 배치한다. 서로 조화롭게 업무를 분담함으로써 기술적 협업과 인적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가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나 새로운 기술의 습득과 활용이 중요한 혁신 조직에서는 젊은 인력들이 주축이 되고 장기간의 숙련과 경험 축적이 필요하거나 운영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시되는 고효율 조직에서는 고령 인력이 중심이 돼 조직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실버마켓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고령 인력들이 본인의 경험을 통해 아쉬웠던 부분이나 잠재적 수요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사업 혁신을 이루어내는 사례도 있다. 실버마켓의 잠재력이 점점 더 커지면서 고령층의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기기뿐 아니라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및 영업, 그리고 매장 설계와 운영에 이르기까지 제반 사업 전략이 고령 소비자 공략에 적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 경우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나 특정 소비 행태의 필요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고령 인력 활용이 필수적이다.

더욱이 이러한 혁신은 일반 제품이나 서비스로까지 확장·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닛산`과 미국 `포드` 등 여러 완성차 기업은 노화로 인한 관절염, 침침한 시력 등 고령층이 겪는 여러 육체적 변화와 어려움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극복·보완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 자동차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 개발 노력은 사각지대 물체 감지 장치나 자동 주차 시스템 등과 같이 산업 전반에 운전 편의성과 안전도를 높여주는 혁신적인 결과물로 발전될 수 있다.

다음으로 업무 역량은 우수하나 일할 의지가 부족하거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선호가 달라진 고령 인력의 경우다. 기본적으로 이들에게는 조기 은퇴를 비롯해 업무의 양과 강도를 서서히 줄이는 점진적 은퇴 등 다양하고 유연한 퇴직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예측 불가능하고 비정기적인 고용 수요가 있는 경우엔 은퇴 인력들의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비전통적인 유연한 고용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증된 숙련 인재를 신속하게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어 즉각적인 성과 창출에 유용할 뿐 아니라 조직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있어 기존 직원들과의 협업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국적 종자 기업 `몬산토`는 은퇴자들의 업무 참여 형태(파트타임·풀타임 또는 특정한 업무과제 참여 등)에 대한 선호와 그들의 기술과 역량이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에 기반해 퇴직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 피앤지(P&G), 일라이릴리, 보잉은 `유어 앙코르(YourEncore)`라는 독립된 회사를 공동 설립해 은퇴한 생명과학자와 소비재 산업전문가들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은퇴 시점의 급여 수준으로 재고용하거나 단기 연구개발 계약 등을 맺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할 의지는 강하나 업무 역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우다.
이때는 부득이 그에 적합한 직무와 역할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러한 다운시프트가 무리 없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젊은 직원과 고령 인력 간의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잘못된 인식이나 편견을 넘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식과 태도가 필수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높임말과 낮춤말로 위계를 설정하는 문화로 인해 연하 상사와 연상 부하 간 관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김광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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