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8월 20일 (일)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allview HOME > 쟾泥닿린궗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Biz Prism] 각기 다른 공정성 기준 이해해야 협상 성공
기사입력 2017.08.11 04:07:02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경제학, 특히 행동주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행동경제학쪽에서 많이 연구된 실험 중에는 `최후통첩 게임 (Ultimatum Game)`이 있다. 학생들을 두 사람씩 팀으로 배정하고 무작위로 A와 B 두 역할로 나눈 후 파이를 특정한 비율로 나눠 갖게 하는 실험인데, 규칙은 간단하다.

예를 들어 전체 파이가 1만원이라면, A가 B에게 나눠 줄 몫을 제안하고 B는 그 오퍼를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1만원은 B가 승낙을 한 경우에만 이 팀에 수여가 되고 두 사람은 제안된 비율대로 이 돈을 배분하게 된다. 만약 B가 제안된 금액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을 할 경우엔 두 사람 모두 아무 것도 받지 못하게 된다.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A는 제로에 가까운 최소금액을 제안하고 B는 단돈 1원이라도 수락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80년대부터 많은 연구가 된 이 실험은 공정성과 이익 추구를 놓고 갈등하는 우리의 본성을 잘 보여준다. 이론적으로는 1원을 제안하고, 또 받아들이는 게 맞지만 B가 제안을 거절하면 A 자신도 손해를 보기 때문에, 결국 A는 1원보다는 높은 금액을 제안하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실제로 실험에서 A의 평균 오퍼는 25~30%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한국에서 이 실험을 하면 A와 B는 정확하게 50대50으로만 배분하는 성향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결국 문화적 차이에서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즉 형평성(Equity), 평등성(equality), 필요성(needs-based) 등으로 나뉘는 분배의 규칙 중, 한국인들은 유교문화 등의 영향으로 집단주의적인 성향이 더 높기 때문에, 보다 큰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A를 인정하는 형평성 법칙보다는 개입된 모두가 공평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평등성 법칙을 더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50대50, 혹은 평등성에 기반을 둔 이 공정성의 기준은 과연 우리에게 이로운 것일까? 사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수도 있겠다. 어딜 가든, 누구와 협상을 하든 내가 어느 정도는 반 가까이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그리고 관련된 불확실성에 의한 거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지. 파이를 나눌 때 모두가 획일화된 공정성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의사결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외국의 학자들은 `빨리 빨리` 문화를 통한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결단력이 한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입을 모으는데 결국 이런 장점들도 우리가 가진 공정성의 기준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반면 이런 성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있을 것이다. 첫째, 학자들은 무조건 50대50으로 나누는 공정성의 기준은 `무임승차(free riding)`의 문제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의를 준다. 또 외국 회사와 협상할 때 상대의 이기적인 행동에 놀랐고 그에 대해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는 기업의 임원들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어쩌면 이러한 반응도 협상에 임하는 양쪽이 가진 공정성 기준의 괴리에서 나오는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집단주의적 문화권의 사람들과 개인주의적 문화권의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일관성의 차이도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되는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개인주의적 성향의 사람들은 본인의 이득에 비교적 일관된 관심을 표하는 반면, 집단주의적 성향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내 집단 (in-group)`인지 `외집단 (out-group)`인지의 구분을 더 확실히 해서 전자일 경우에만 더욱 협조를 하고 이타적이기까지 한 의사결정을 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굳건하게 해주는 혈연, 학연, 지연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협상을 해야 하는 이들은 실로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평등성에 치중된, 그리고 상대방이 내집단인지 아니면 외집단인지에 의해 차별을 두는 공정성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긍정적인 부분은 살리되 우리 자신의 취약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에는 충분히 대비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듯하다.

[조승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관련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