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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공유할수록 감동커진다…공감의 힘
기사입력 2017.07.14 0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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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이끄는 인간의 최고 능력 `공감`

요즘 입소문을 타고 급부상 중인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 다섯 명이 한데 모여 정치, 경제, 문학, 문화, 음식, 과학 등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정신없이 넘나들며 수많은 지식과 이야기들을 쏟아내다보면, 종종 본래의 주제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 그러나 삼천포로 빠질지언정 절대 끊기지 않는 그들의 잡학다식함에 자연스럽게 감탄이 나오곤 한다.

그중 경주 편에서 김영하 작가가 던진 `인류의 공감 능력은 어떻게 향상되는가`에 관한 주장은 꽤나 흥미롭다. 이야기가 없던 원시시대의 인간은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로 존재했지만,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파되면서 나와 상관없는 사람에게 공감하고 감동받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동물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공감을 느끼는 대상이 점점 더 확대되면서 공감 능력이 꾸준히 발달해온 것은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어디 그것뿐이었겠는가. 인간은 공감 능력을 통해 타인에 대한 적대를 거두고 더욱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협동할 수 있게 되면서 이후 야만에서 벗어나 그 어떤 생물보다 눈부신 문명을 이룰 수 있었다.

분명 이야기에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 특히 나와 관련이 있거나 내 마음이나 경험을 대변하고 어루만져주는 이야기일수록 그 힘은 더욱 강력해진다. 근 몇 년 동안 연예인이 인적이 드문 시골집에 삼삼오오 모여 집밥을 해먹거나, 스타 셰프가 간편한 집밥 레시피를 알려주는 등의 프로그램이 시청률 순위의 상위를 차지했다. 특별한 일 없이 하루 세끼 챙겨먹는 그들의 소박한 모습이 내 일상과 다르지 않고, 유명 요리사가 알려주는 요리법이 이국적인 음식이 아닌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집반찬의 레시피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자의 향수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도 마찬가지다. 매일 지친 몸을 이끌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은퇴 후 외딴섬에서 자그마한 나만의 가게를 열어 `슬로 라이프(Slow life)`를 살아가는 모습은 로망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일상의 공감은 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상욱 작가의 `서울시`가 그중 하나다. `고민하게 돼. 우리 둘 사이. - 축의금` `니 생각에. 잠 못 이뤄. - 출근`. 하상욱은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부터, 친구나 연인 사이에 오가는 생각과 감정, 직장인의 애환 등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간결하게 적어내 `SNS 공감시인`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성공한 PD도 천재 시인도 다수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포인트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막상 찾고 나면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 특히 우리의 일상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내가 경험한 바를 대변해주고 내가 느낀 바를 어루만져주기 때문이다.

한 시간의 예능보다는 짧고, 한 줄의 시보다는 조금 긴 15초의 시간 안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에도 이야기의 `공감`은 꼭 필요한 요소, 아니 절실한 요소가 된다.

삼성화재의 `오늘부터, 시작! 당신의 봄` 광고.
최근 삼성화재에서 `오늘부터, 시작! 당신의 봄`을 테마로 시작한 브랜드 캠페인에는 우리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평범하고 친근한 얼굴들이 등장한다. 보험에 가입해 둔 덕분에 암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지만 군것질을 못 끊다가 아내의 잔소리로 식습관 개선을 시작한 중년 고객의 이야기, 고혈압을 유전으로 물려준 아버지를 원망하지만 가족력을 분석해 발병 확률이 높은 질병을 상담해주는 설계사를 만나 안심하는 회사원의 이야기 등 보험을 통해 삶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 사람들의 일상의 단면을 위트 있게 보여줬다. 보험의 혜택이나 불안감을 강조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경험을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이야기로 표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방송과 시 그리고 광고. 분야는 달라도 일상 속에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모두 같다.
하나같이 공감가는 이야기로 상대를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이미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벗어난 지 오래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바이오산업이 대두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인간이 아직도 이처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바라고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것이 나의 이야기이고 따라서 그저 자연스럽게 끌리기 때문이 아닐까. 과거 원시시대의 인간이 어떤 목적을 위해 이야기를 추구한 것이 아니듯, 시간이 흘러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들은 지금처럼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며 끊임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낼 것이고, 공감을 주는 이야기는 인간이 가진 최고의 능력이자 소중한 보물로서 인간 곁에 머무를 것이다.

[이성민 대홍기획 CD(Creativ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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