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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미니멀 라이프 시대…이젠 제품 대신 경험을 수집한다
일상생활서 맛집·여행기까지 SNS에 사진 띄우고 해시태그…나만의 `소중한 체험` 공유 확산
새로운 트렌드 感 잡은 기업들 다양한 체험 제공에 공들이며 `수집욕구` 불러일으킬 전략 고심
기사입력 2017.03.17 0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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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스타필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하남에 전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이곳에서는 아이오닉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더 이상 돈으로 무엇을 사고 모으는 재미는 즐길 수 없었다. 그런 일상을 지속하다 보니 무언가를 사는 것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 쇼핑센터를 가도 딱히 구매욕이 안 들었다. … 물건을 알아보고 구경하고 구매하며 쓰던 시간을 반강제적으로(?) 다른 곳에 사용했다. 영화와 활자를 많이 보고, 운동을 매일 하고, 꽤 자주 글을 썼다. 모은 돈으로 여행을 했고, 낯선 문화에서 경험하는 작은 것도 기록하고 사유했다.

덕분에 꽤 많은 것을 수집했다. 영화와 활자를 읽으며 대학에서 배운 지식 너머의 다양한 배움을 수집했다. 글을 쓰고 다듬으며 나 자신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수집했다. 여행을 하며 경험을, 대화를 하며 배려와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수집했다." (`서영` 님의 블로그에서 인용)

최근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소유하며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삶의 성찰과 실천의 일환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 불황과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된 사람들도 많다.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물질 소비에 대해 줄어든 관심은 현재를 더 즐기고자 하는 경험의 소비로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경험의 `소비`를 넘어 경험을 `수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SNS의 발달 또한 이러한 경험 수집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전에는 세계를 누비는 여행 작가나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미식가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책이나 블로그에 차곡차곡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으로 간단하게 경험을 기록하고 해시태그로 관련 키워드를 입력한다.

누구든 해시태그 하나로 경험을 모아두고 언제든 찾아볼 수도 있다. "#지민슐랭"으로 미슐랭 못지않은 나만의 맛집 가이드를 기록해 둘 수 있고, "#현영_NY"는 다른 사람에게 언제든 보여주고 자랑할 수 있는 뉴욕 여행기가 되어준다. 일상적인 경험에서 특별한 경험까지. 자신의 크고 작은 경험들을 수집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수집`은 많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의미 있는 부분을 차지하는 적극적인 소비 형태 중 하나이다. 과거에는 우표나 음반과 같은 유형의 제품이 사람들의 주요 수집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행이나 공연, 맛집 방문과 같은 경험이 새로운 수집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필자와 이수현 동국대 교수는 최근 `소비자학연구`에 발표한 `경험 수집 소비행동에 대한 통합적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이러한 경험 수집 소비행동이 어떠한 동기로 이루어지며,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살펴보았다.

연구에 따르면 경험 수집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물질 수집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과 비슷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집 행동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비율은 물질 수집보다 경험 수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 사회에서 경험 수집에 대한 관심과 행동이 이미 물질 수집에 대한 관심과 행동을 넘어선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험 수집의 주요한 동기로는 `성장`과 `삶의 즐거움`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서의 만족`이 꼽혔다. 즉, 경험 수집이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며 즐거움과 같은 정서적 만족을 주는 동시에 생산적이며 사회적인 활동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또한 경험 수집이 물질 수집보다 더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는 SNS를 통해 경험 수집을 다른 사람들과 쉽게 공유하게 되면서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행복과 즐거움 등을 전파하는 효과를 가짐으로써 경험 수집 행동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 맞추어 많은 기업에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몇 해 전부터 체험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체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속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소비자들의 체험과 경험이 `소비`를 넘어 `수집`이 되면서 기업들 또한 자사 제품의 일회성 체험이 아닌,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다양한 문화 공간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한 예로 서울과 하남에 이어 일산에 오픈 예정인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현대자동차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자동차 체험 공간이다.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단순히 영업소나 전시장에서 제품을 시승하는 것과는 달리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 그리고 자동차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가족과 연인 등 다양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최근 급격히 발달하는 AR·VR와 같은 기술도 경험의 수집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AR와 VR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영화, 여행 등의 콘텐츠는 이미 소비자들이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VR 기술이 소비자들의 간접 경험을 확장시켜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직접 경험을 수집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이다.

`고프로`로 대표되는 액션캠 열풍은 사진을 넘어 영상으로, 3인칭이 아닌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경험을 남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VR 카메라의 발달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체험과 경험을 더욱 생생하게 기록하고 수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제품의 시대를 떠나보내고 경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경험의 소비가 서비스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을 비롯한 소비 전반에 미칠 것이라는 조짐과 증거 역시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 자체를 넘어 `수집 욕구를 일으키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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