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9월 20일 (목)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allview HOME > 沃섎챶빍燁살눖쓥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Human in Biz] 짝이 풍기는 냄새
기사입력 2018.03.09 04:05:0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그를 본 순간 난 알아봤어. 그의 주위가 환하게 빛났거든."

짝이 될 사람을 보자마자 한눈에 알아봤다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가 환하게 빛나며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다니면 자신의 운명을 알아볼 수 있을까?

인간은 눈을 가장 특별하게 여긴다. 눈을 `영혼의 창`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두 눈은 항상 앞을 향하고 있다. 두 눈이 양 옆을 향한 물고기를 상상해 보자. 물고기의 한 눈은 한쪽 측면 180도를 거의 모두 커버할 수 있다. 두 눈을 이용해 360도 대부분을 커버할 수도 있다. 그에 비해 두 눈이 앞을 향하고 있는 인간은 뒤가 보이지 않는다. 자칫하다가는 뒤통수를 맞기 십상이다.

두 눈이 모두 앞만 바라보게 돼 얻은 이익은 삼차원 감각이다. 두 눈이 보는 앞쪽의 시야가 겹쳐지면서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한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린 다음 양손의 둘째 손가락을 맞추어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 둘째 손가락은 서로 엇갈려 지나간다. 두 눈을 뜨고 두 손가락을 맞추어 보면 매우 쉽다. 삼차원적인 깊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의 중요성은 인간뿐 아니라 인간이 속한 영장류의 특징이다. 삼차원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은 나무 위에서 움직이는 벌레를 잡아먹고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는 데 유용했으며, 영장류의 기원과 진화에 큰 역할을 했다.

반면 후각은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눈은 밝을수록 좋지만, 좋은 코는 기껏해야 놀림감이다. `개코`는 결코 존경스러운 감정에서 우러나온 별명이 아니다. 후각 신경은 크지도 않다. 학창시절 들었던 해부학 강의에서 눈과 두뇌를 연결하는 시각신경이 노끈이라면 코에서 나가는 후각신경은 실처럼 얇아서 정신 차리고 찾아봐야 했다.

그런데 짝을 찾는 일에는 코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짝은 눈 대신 코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끌리는 짝은 왠지 좋은 냄새가 나는 사람이다. 같은 냄새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불쾌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티셔츠 실험`은 남자들에게 며칠 동안 씻지 않고 계속 같은 티셔츠를 입게 한 후 각기 종이봉투에 넣어서 여자들에게 냄새를 맡아보게 한 유명한 실험이다. 여자들은 좋은 냄새가 나는 종이봉투를 선택했다. 같은 여자라도 배란기 중에는 후각이 더욱 예민했다. 반대로 배란을 억제하는 피임약을 먹고 있는 여자는 냄새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여자가 냄새로 선택한 짝은 그녀와 면역체계가 달랐다. 면역체계는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항원을 쫓아낸다. 이때 전에 경험해보지 않았던 항원이 들어오면 면역체계는 속수무책이다. 알고 있던 적이어야 그에 맞는 무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을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약해진 적을 살짝 몸 안에 집어넣어 면역체계가 항체를 만들게끔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면역체계가 보유한 항체의 레시피는 다양할수록 유리하다.

어떻게 다양한 항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까? 바로 내가 보유한 면역체계를 최대한 보완할 수 있는 짝을 찾으면 된다.

나의 면역체계와 최대한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는 짝과 만들어낸 아이의 면역체계는 최고의 항체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유사 이래 성장기의 아동과 청소년은 병원균에 의한 사망률이 높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면역력이 강한 아이가 유리하다. 그렇지만 `면역체계와 성 선택설`이 인간에게 어느 정도까지 해당하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분분하다.
조금 있으면 화이트데이다. 바야흐로 짝짓기 계절이다. 초콜릿, 장미, 향수는 치워버리자. 코를 헷갈리게 하지 말자. 그 대신 두 눈을 감고 상대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보자. 결과는 우리를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

[이상희 UC리버사이드 인류학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관련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