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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흐린날엔 더 또렷해지는 기억…의사결정때 날씨도 중요 변수
기사입력 2021.01.21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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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오로지 뇌로만 생각한다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즉 같은 생각을 같은 사람이 하더라도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어찌 보면 인간 생각의 불안정성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고등생물이라는 증거다. 지적 수준이 높을수록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날씨는 사람이 생각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흔히 날씨를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날씨에 따라 유리하게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좋은 날씨와 나쁜 날씨를 구분하기보다 생각의 종류에 맞는 즉, 궁합이 맞는 날씨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어떤 날씨에 어떤 판단과 결정을 하는 것이 더 좋을까? 호주 시드니대학 심리학자 조지프 포거스(Joseph Forgas) 교수 연구진은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연구를 발표했는데, 이와 관련된 현상이 이후 연구들에 의해 계속 관찰되고 있다. 연구진은 시드니 교외 잡화점에서 무려 두 달간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가게를 찾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두 달이니 당연히 날씨도 다양했다. 가계 계산대에는 동물 피규어, 저금통 등 여러 물건이 진열돼 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쇼핑을 마치고 나왔을 때 각 물건에 대해 얼마나 기억하는지를 측정했다. 물론 그날의 날씨도 상세히 기록했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날씨가 안 좋은 날일수록 각 물건을 정확하게 기억한 양이 훨씬 더 많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나쁜 날씨이므로 전반적으로 기분도 처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로 인해 환경이라는 외부 요인보다 상품 자체에 더 주의를 기울였고 그 결과 세부적인 것까지 기억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잘못 기억한 양도 날씨가 나쁜 날이 좋은 날에 비해 꽤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 역시 환경보다는 상품 자체에 더 이목을 집중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은 기억의 일반적인 속성을 고려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무언가에 집중할 때는 집중력 자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으로부터 주위를 분산시키는 다른 요인에 대한 억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쁜 날씨는 날씨에 대한 집중을 자연스럽게 덜 하게 만드는 동시에 지금 보고 있는 대상을 향한 집중력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심지어 동일한 시험 문제인데도 날씨가 좋은 곳보다 날씨가 나쁜 지역에서 학생들의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결과도 빈번하게 관찰된다.

물론 쾌청한 날씨가 무조건 일이나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오히려 구체적인 시각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는 데 더 유리하다는 연구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좋은 날씨로 인한 긍정적 기분이 주위 맥락과 여건에 대한 고려를 더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할 가치를 고려하거나 세부적인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치밀함이 필요한 회의를 각각 화창한 날씨와 흐린 날씨를 배치하는 재치를 한 번 발휘해보는 건 어떨까? 혹은 역으로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으니 조금 꼼꼼하게 봐야 하는 일을 해봅시다`라는 식으로 제안해보는 건 어떨까? 이를 확장한다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매우 나쁜 환경 속에서 그저 이 시련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기가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테니 말이다. 끝없이 성장을 추구해 오면서 우리가 자주 놓쳤던 것들을 한 번쯤 돌아보며 빈틈을 메우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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