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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in Biz] 폴더블 노트북의 투명필름…우주선 창문 만들려던 소재였다
기사입력 2021.04.15 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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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PI. [사진 제공 = 코오롱인더스트리]
2019년 7월,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한 세 가지 소재 중에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가 있었다. 폴더블(접히는) 디스플레이 앞에 부착하는 투명PI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시장이 태동하는 상황에서 투명PI에 대한 수출 규제에 국내 전자 및 반도체 업계는 주춤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투명PI 문제는 손쉽게 해결되는 모양새다. 10여 년 전부터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을 예견하고 투자해왔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때마침 양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필름은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한 덮개에 해당한다. 디스플레이를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갖고 있는 만큼 단단해야 한다. 디스플레이가 구현하는 색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투명해야 했다.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기기는 얇은 유리를 필름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쉽게 깨지는 유리를 폴더블폰에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 세계 많은 과학자들과 기업들은 유리를 대체할 투명한 필름 후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단단하면서도 접을 수 있는 소재는 플라스틱밖에 없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소재는 1960년 듀폰이 개발해 상용화한 PI였다. PI는 우수한 내열성과 기계적 특성으로 두께가 얇은 회로기판용 필름으로 주로 사용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창문으로 쓰려고 연구했을 만큼 PI의 기계적 성질은 우수했다. 하지만 결국 PI의 우주선 창문 적용은 불발됐다. PI가 갖고 있는 불투명한 성질 때문이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05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PI의 상업화에 성공했지만 PI가 갖고 있던 특유의 노란색을 없애진 못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투명PI 개발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디스플레이 산업계의 변화 때문이었다. 2000년대 초반 디스플레이 산업은 CRT와 LCD를 거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던 시기였다. 디스플레이가 점점 작고 선명해지면서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전자기기들이 태동하던 때였다. 미래 디스플레이는 유연하고 가벼울 뿐 아니라 돌돌 말 수 있는 다양한 형태가 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래 디스플레이에 쓰일 수 있는 소재는 투명PI밖에 없다고 판단해 2006년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연구개발(R&D)이 지속됐다.

투명PI와 같은 고분자 수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원료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중합`이라고 표현한다. 중합반응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즉 온도와 압력 등의 변화에 따라 원료 간 결합이 달라진다. 새로운 원료를 첨가해보고, 중합반응을 달리하는 등 수천 번의 실험을 거친 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PI 개발에 성공했다. 10년 동안 수백억 원을 투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국산화에 성공했고 2019년 하반기, 세계 최초로 투명PI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 PI는 상온뿐 아니라 60도, 영하 25도 등 극한 환경에서도 20만번 이상 접었다 펴는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물성이 뛰어났다. 결국 이달 초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PI는 글로벌 PC업체 레노버가 출시한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인 싱크패드 X1폴드에 적용됐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소형 폰에서 태블릿, 노트북 등 중대형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연평균 약 131%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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