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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애자일 조직`은 리더 혼자 만들 수 없다
기사입력 2021.04.15 0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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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다닐 때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다. "요즘 경영환경이 너무 빨리 변화합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때 시작을 항상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라고 쓰게 됩니다." 또 다른 교수님께서는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예측을 강의하시면서, 예측은 틀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기억도 난다. 두 분 모두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를 정확하게 예측해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조직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만 해도 경영현장을 잘 알지 못하는 학생이다 보니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기업들도 그 변화 속에서 부침을 경험했다. 많은 기업들이 사라졌고, 네이버, 카카오 등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했다.

경영환경은 어쩌면 그때보다 지금 더 예측할 수 없게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변화의 속도와 불확실성은 점점 더 가속도가 붙고 있다. 넷플릭스의 등장은 미디어산업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테슬라는 자동차시장에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인텔이 고전하고 있고, 모토롤라, 야후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놓았다. 코로나는 재택근무 등 경영현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새로운 경쟁이 나타날지 모른다. 이렇듯 요동치는 경영환경을 VUCA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변동성(Volatility)이 커지고, 불확실성(Uncertainty)이 높아지고, 복잡(Complexity)해지고, 모호(Ambiguity)한 상황 속에서 경영자들은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경영환경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계획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계획을 변경하고 민첩하게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고 그에 맞게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내는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바로 애자일 문화와 애자일 접근법.

영한사전을 찾아보면 `Agile`은 우리말로 `기민한, 민첩한`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번역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영어에 "As agile as a cat"이라는 표현이 있다. `고양이처럼 agile하게`라는 의미일 것이다. 고양이는 서구에서 `우아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결국 `고양이처럼 agile하게`라는 의미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고 민첩하고 기민하게`라고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애자일 문화 또는 애자일 접근법이라는 것은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중동의 모습 속으로 기회를 예의주시하고 기회가 오면 민첩하고 매끄럽게 실행하는 문화가 바로 애자일 문화이다.

애자일 문화의 출발점은 외부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예의주시, 그리고 환경변화에 따른 민첩한 의사결정과 실행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리더 혼자서만 수행할 수는 없다. 리더도 역량, 자원, 시간의 한계가 있다 보니,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적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애자일 조직으로 응급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생명이 위독한 응급환자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리더 혼자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불의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의료진도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환자 치료에 임해 주어야만 불의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불상사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글로벌 넘버원 기업인 스포티파이가 대표적으로 애자일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티파이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구성원들의 자율권이다. 구성원들이 책임과 자율권을 갖고 자발적으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빠른 결정과 실행이 가능한 기업문화를 구축했다. 애자일 조직이 되기 위해서 구성원이 애자일해져야 하고 이를 위해 구성원들은 스스로 적극적으로 사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자율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리더가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되고 결국 애자일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간호사 모두 환자 치료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듯이, 애자일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리더와 구성원들이 조직의 방향성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자칫 조직이 중구난방으로 운영될 수 있고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애자일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 이러한 전제조건이 갖추어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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