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경제
  • mbn
  • 매경TV
  • 매경이코노미
  • luxmen
  • citylife
  • M-print
  • rayM
뉴스  ·  증권  ·  부동산  ·  비즈&  ·  교육  ·  스타투데이  · 
11월 28일 (월) MK thebiztimes
전체기사주별보기
경제용어 웹검색
Cover Story 바로가기 View&Outlook Case Study 바로가기 Trend 바로가기 Insight 바로가기 Human in Biz 미니칼럼 바로가기 Edu Club 바로가기

allview HOME > AIIB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레이더A] 동남아 승차공유 서비스 `그랩` 앤서니 탄 공동창업자·CEO 인터뷰
"아세안서 성공비결?…정부와 머리맞댄 파트너 돼라"
내 일주일은 8일…한주간 7개국 찾아
동남아 진출 韓기업과 윈윈협업 기대
기사입력 2018.06.18 17:44:4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우버 닮은꼴에서 우버삼킨 거물로 성공신화쓴 `그랩`

앤서니 탄 그랩 CEO. [사진 제공 = 그랩]
인종·언어·종교 등이 다양한 동남아시아에는 보이지 않는 규제가 많다. 미국의 차량 호출 거대 기업인 우버는 고전했지만 그랩은 막힘이 없었다. 일찌감치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동남아 특화 서비스를 내놨기 때문이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그랩은 택시, 오토바이, 삼륜차 등 바퀴가 달린 모든 차량을 모바일에 담아 교통체증 해소에 앞장섰다. 이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그랩페이를 통해 음식 주문·배달, 퀵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일자리 창출, 빈곤 퇴치, 직업훈련 등 동남아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결국 지난 3월 차량 공유의 원조인 우버는 그랩에 동남아 사업을 매각했다.

우버를 삼킨 그랩은 파죽지세다. 차량 공유 업체를 넘어서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랩을 이끄는 앤서니 탄(36·사진)은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만난 동기 후이링 탄과 함께 창업했다. 그는 동남아 도시를 직접 발로 뛰기에 사무실에서 가장 보기 힘든 인물이다. 매일경제는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그랩 본사에서 앤서니 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그의 경영 비결을 들어봤다.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합병(M&A)한 뒤 고용승계 등 후속 조치는 잘 진행되고 있는가.

▷그랩은 파트너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중 하나가 운전기사다. 그랩은 운전기사의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그랩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그랩 운전기사를 대신해 가격협상을 함으로써 차량에 드는 유지관리비와 주유비를 줄여주는 식이다. 그랩 운전기사의 주유비는 시세보다 최대 30% 저렴하다. 또 그랩 운전기사 자녀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수수료와 인센티브만을 주는 우버와 다른 조치다.

최근 달라진 점은 차량 공유 시장은 지금까지 규제 무풍지대였는데 관련 기업이 늘어나면서 대중교통사업자 등록 등 관련 규제가 하나둘씩 생기는 추세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M&A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미국 최대 차량 호출 업체인 우버는 굉장히 강한 경쟁자였다. 불필요한 출혈경쟁이 사라졌고 수익을 내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우버의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를 합병해 동남아 전역에 `그랩푸드`를 선보이게 됐다. 무엇보다 그랩이 한국으로 치면 삼성이나 SK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 점이 자랑스럽다.

―동남아에서 우버를 밀어낸 비결은.

▷정부와 신뢰 관계 구축을 통한 현지화다. 그랩은 현지에서 직원을 고용해 서비스 개발 등에 많은 권한을 주는데 이와 별도로 각 정부와 관계가 좋은 게 강점이다. 내가 겪어본 동남아 정부는 매우 실용적이다. 정부 관계자들의 관심사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업이 시민들을 얼마나 잘 보살필 수 있는가. 둘째,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따진다. 셋째,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관심거리다. 마지막으로 직업훈련과 기술이전을 원한다.

―구체적 에피소드가 있다면.

▷얼마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그랩푸드에 참여하는 자영업자들을 만났다. 그중 한 명은 전통 볶음밥인 나시고렝을 파는 상인이었다. 한때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장사가 안 됐는데 그랩푸드에 등록한 뒤 매출이 크게 늘어 지금 자카르타 시내에 세 번째 가게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매출의 70%가 그랩 앱 거래에서 나온다고 하더라. 현재 그랩 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대략 600만명인데 2020년까지 1억명으로 늘리는 게 내 목표다. 이를 위해 자카르타시와 함께 상인들을 빈곤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자카르타를 비롯해 동남아 도시들은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그랩은 자카르타나 방콕에서는 그랩 서비스 중에서도 차 한 대를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그랩 셰어 대중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월드뱅크와 교통난 해소 방안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 그랩은 교통, 푸드,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뿐 아니라 일자리도 만들지만 더 나아가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며 직업훈련과 함께 기술이전도 한다.

그랩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우리 사업과 정부 정책의 지향점이 같다는 점을 강조해 왔고, 실제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랩의 고민거리를 얘기하면 정부 관계자들이 우리 고민과 같다고 말한다. 동남아 정부는 그랩과 파트너가 되면 도시가 겪는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들은 그랩에 늘 친절하다.

―그랩의 경쟁자는 이제 누구인가.

▷캐시(현금)다. 돈을 찍고 이를 운반하고 현금인출기 네트워크를 설치해 관리·유지하는 비용 등을 다 따져보면 현금 사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비싸다. 동남아에서 벌어지는 상당수의 부정부패는 현금을 통해 이뤄진다. 동남아에서는 지금도 현금을 쓰려는 성향이 강하지만 우리는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말 론칭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그랩페이`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만 보면 그랩 앱 이용자 중 70%가량이 현금을 쓰지 않는다. 다른 동남아 도시에도 이런 트렌드를 확산하고 싶다.

―그랩이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동남아의 낙후된 대중교통 때문이다. 동남아 정부들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적극적이어서 대중교통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10년 뒤 미래 구상은.

▷그랩은 공유 차량 업체 이상의 것을 지향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아직 멀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미래차 시대는 빠르게 도래할 것이다. 2022년까지 동남아에서 운전기사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도요타 현대차 등 기존 자동차업체와 손잡은 이유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사건·사고 건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교통 흐름도 훨씬 원활해질 것이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구축되면 더 좋다. 그랩은 대중교통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예컨대 앱 이용자는 그랩 앱 하나로 `그랩사이클`을 타고 전철역에 가서 `그랩지하철`에서 내리면 역 출구에서 대기 중인 `그랩 카`를 타는 식이다.

―어떤 분야에 추가 투자가 필요한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도시별로 교통 사정과 문화에 따라 적용된 기술이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태국에는 오토바이 전용차로가 있다. 태국 `그랩바이크`는 오토바이 전용차로에 특화돼 있다. 또 도시별로 정확한 지점에서 운전기사와 승객이 만날 수 있도록 공간정보 매핑 기술 개발에 각별히 공들이고 있다. 승객이 차량을 호출하면 75% 확률로 어디에서 내리고 싶은지 맞히는 등 예측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려왔다. 이제 뭐라고 불리고 싶은가.

▷그랩은 동남아 이외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 그랩은 동남아 최대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기업이 되고 싶다.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고 불리고 싶다. 동남아에서 부정부패가 여전하지만 그랩 원칙은 명확하다. 모든 일은 법 테두리에서 투명하게 제대로 해서 동남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창업 이후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나.

▷돌이켜보면 창업 초기 기사를 모집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처음처럼 힘들다. 매일 여러 도시에서 새로운 문제가 터진다. 최근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동남아에서 우수한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었다. 현지화 서비스를 고안하는 개발자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는 동남아에 개발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서 R&D센터를 지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최고 수준의 개발자를 영입하면서 동시에 그랩이 필요한 개발자를 양성하려는 취지다. 현재 중국 싱가포르 등 6곳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개발자는 이제 1000여 명에 육박한다. 동남아 승차 공유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얼마 전 지인과 휴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내 휴가는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다. 지난주 7개 나라, 8개 도시를 돌았다. 야간 비행기 3편을 탔고 시차가 다섯 번 바뀌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8일`을 일한 셈이다. 사무실을 돌아다니면 직원들이 `언제 돌아왔느냐`며 깜짝 놀란다.

―글로벌 기업들이 그랩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협업하고 싶은 기업은.

▷그랩은 운전기사, 레스토랑, 에이전트 등 동남아 200여 개 도시에 걸쳐 거대 공급망을 구축했다. 동남아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랩만큼 동남아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타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점심·저녁에 어디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결제하는지 등 소비 트렌드를 잘 아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누가 봐도 동남아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동남아에 진출하는 기업에 그랩은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인 SK 삼성전자 현대차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과 동남아에서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

[싱가포르 = 임영신 아시아순회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최신기사

빈칸
PDF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