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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view HOME > 기업 인수합병(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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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주사 규제 13년전으로 역주행…"투자·M&A 포기할 판"
롯데 2조2천억 부담 폭탄…현대重도 1조7천억 소요
한번에 10%P 인상 지나쳐 지배구조 되레 왜곡시킬수도
전문가 "올려도 단계적 인상"
기사입력 2017.09.06 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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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회사 된 지주회사 ◆

"지주사 작업을 한 그룹들은 자회사 지분을 사들이느라 막대한 비용을 썼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규제 탓에 기업 인수·합병(M&A) 기회도 날려야 했습니다. 규제를 풀어도 시원하지 않을 판국에 13년 전 규제로 돌아가자니 말문이 막힙니다."

6일 만난 A그룹 고위 임원은 이달 국회에서 지주사 요건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논의가 예고되자 답답함부터 토로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요 그룹들은 또다시 계열사 지분을 사느라 현금 `곳간`을 열거나 주식 교환(스왑)과 같은 `묘수`를 짜내야 한다. 또 다른 그룹의 한 임원은 "기업 성장을 위해 써야 할 돈이 지주사 요건 맞추기를 위한 재무적 투자에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곳들은 규제가 많은 반면 오히려 포기한 그룹들은 별다른 규제가 없어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요건을 대폭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SK그룹은 6조원가량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내리는 6일 오후 SK그룹 직원들이 우산을 쓰고 서린동 사옥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2004년 정부와 정치권은 오너들이 5% 미만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막고 지배구조 체제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에 지주회사 요건을 담았다. 지주사는 상장돼 있는 자회사나 손자회사 지분을 30% 이상(비상장사 50%) 보유해야 하고 지주사 부채비율도 100%로 제한한다는 게 당시 핵심 요건이었다. 유예기간인 2년 내 이 같은 지주사 요건을 갖추는 것도 기업에 부담이다.

LG(2003년), GS(2004년)에 이어 2007년 SK가 당시 정치권 의도대로 지주사로 전환했지만 나머지 그룹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오너의 지분이 적은 상태에서 해당 요건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참여가 지지부진하자 정부는 지주사 문턱을 낮추기에 이른다. 시행 3년 만인 2007년에 자회사 요건은 완화(상장사 30→20%, 비상장사 50→40%)됐고 지주사 부채비율 상한선도 100%에서 200%로 올렸다. 이것이 현행 지주사 요건이다. 그러나 이 요건도 주요 그룹들에는 맞추기 벅차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대표적인 곳이 SK다.

매일경제신문 분석에 따르면 SK는 2004년 이후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 지분율 확보를 위해 4조8330억원을 썼다. SK C&C는 1조4460억원 규모 SK 주식을 사들였다. 2015년 SK와 SK C&C를 합병해 정상적 지주사로 가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SK는 지주사 전환과 함께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했는데 이를 위해 2009년 11월 SK C&C를 상장했다. SK와 SK C&C를 합병해 `최태원 회장→SK C&C→SK`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를 해소했다.

SK는 또 다른 핵심 자회사 SK텔레콤 지분도 확보해야 했고 여기에 653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SK는 통신(SK텔레콤 지분 25.2%), 정유·화학(SK이노베이션 33.4%)을 축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지주사 요건을 대폭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지주사 체제를 갖춘 그룹들은 향후 13조3475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 중 절반 가량(6조1738억원)이 SK 몫이다. 유독 비용 부담이 많은 것은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올 들어 사상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가 높아 매입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지분 10%가량을 사들여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만 5조원이 넘는다.

다만 SK 측은 이 같은 부담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 6월 말 기준 SK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8600억원으로 비용보다 많다.

현행 조건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려던 롯데와 현대중공업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최근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며 지주사로서 첫발을 뗐다. 그러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는 롯데제과의 주식이 한 주도 없고 롯데쇼핑(지분 18.7%), 롯데칠성(19.3%) 등의 지분도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행 기준을 충족하는 데 상장사 기준으로 8038억원이 필요하다. 향후 요건이 강화되면 이 비용은 2조1986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로보틱스도 현행 `20% 요건`에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지분이 각각 6.63%씩 포인트가 모자란다. 연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6803억원이 필요하다. 만약 이들 지분율을 30%까지 높이라고 한다면 부담은 1조7063억원까지 확대된다.
그룹별로 지주사 준비 상황은 다르지만 막대한 자금을 이미 투입했거나 향후 이를 짊어져야 할 판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주사 지분율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기업들의 자발적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그 비용이 크다면 지배구조를 오히려 왜곡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증여세율의 부작용처럼 우리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 부담이 크다면 일감몰아주기 같은 편법 증여나 상속에 나서거나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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